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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부채 리스크①]가계빚 1200조 시대?…간과한+α,'전세보증금' (조회:1665추천:540) 2015-12-21 10:04:01
작성인: 신창고     트위터로 보내기싸이월드 공감


전세보증금, 임대인에겐 실질적 가계부채에 해당
은행대출 보증금 빼고 개인간 부채만 200조 안팎 추정
이를 더하면 가계 부채는 이미 1400조 넘었다고 봐야
역전세난 땐 깡통주택 속출, 가계부채 걷잡을 수 없어

【세종=뉴시스】이예슬 기자 = #1. A씨는 최근 수도권 지역에 매매가 5억원 대의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샀다. 이 중 전세보증금이 4억원에 육박하지만 해당 지역은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매매를 감행했다.


하지만 오르던 집값은 당국이 내년부터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얼마전부터 상승이 멈췄다. A씨는 전세계약이 종료돼 세입자가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면 4억원 중 일부는 은행에서 대출을 내서 돈을 돌려줘야 할 판이라 걱정이 많다.

# 2. B씨는 요즘 내년 집값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하며 후회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여름 전세보증금이 무려 6억5000만원인 판교의 아파트를 부동산에서 팔라고 권유했을 때 팔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매가와 2억여원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거액의 보증금은 6개월 뒤에는 돌려줘야 하는데, 현재 은행빚을 내지 않고는 방법이 없다.

그런데 앞으로 대출심사가 강화되면 은행 대출로도 그 많은 보증금 감당이 안돼 결국 주변의 지인들에게서 빌릴 수 밖에 없다. B씨는 "진작 팔아서 전세보증금을 털어 냈어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바보 같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1200조원 시대. 이 말은 맞을까 틀릴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금융기관 대출과 카드빚을 합한 가계신용은 1200조원을 육박하는 게 맞다. 그러나 여기에는 민간인들간의 거래인 '전세보증금'이 빠져 있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이 전세보증금의 규모를 약 45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6월 언론사 경제부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이를 400조 안팎으로 추정했다. 그는 전세보증금에서 은행에서 빚낸 것이 200~300조이며 이 액수는

이미 가계부채 통계에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점을 감안하면 가계부채 가운데 은행에서 빌린 금액을 뺀, 150조~250조원 가량, 다시 말해 200조원 안팎의 돈이 정부의 공식 통계에서 잡히지 않는 개인들간의 부채인 '+α'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를 포함하면 어림잡아도 가계부채는 사실상 기존의 1200조원을 훌쩍 넘어 1400조원에 달하게 된다.

때문에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인한 거시금융환경의 변화와 대출규제 및 부동산 시장 공급 과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집값이 하락할 경우엔 공식적으로 파악도 하지 않고 있는 전세보증금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전세보증금도 일종의 가계부채

현재 한국은행에서 통계를 내고 있는 가계신용에는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과 판매신용, 즉 카드빚이 포함된다. 개인간의 거래인 사채는 제외되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국가에서는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을 가계부채로 보고 관리하면 된다. 그러나 한국에는 전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전세'라는 제도가 존재한다.

전세보증금은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 개인끼리 거래하는 돈이다. 보증금은 임차인에게는 금융자산이지만 임대인에게는 실질적인 가계부채가 된다.

집값으로 대변되는 임대인의 자산이 꾸준히 오르고, 또 집값과 전세값의 차이가 크다면 집주인에게 맡겨둔 전세보증금은 큰 걱정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80%를 넘는 지역이 등장할 만큼 전세가와 매매가의 격차가 좁혀졌다는 것이다. 집값의 80%에 해당하는 돈을 집주인에게 이자 없이 빌려주고 있는 꼴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11월16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을 따져봤을 때 서울 성북구(82.1%)와 강서구(80.1%), 고양 덕양구(80.1%), 의왕시(81.1%) 등이 80%를 넘겼다. 서울 동작구(79.6%)·구로구(78.5%)성동구(77.1%), 고양 일산서구(79.3%)·일산동구(78.5%) 등도 80%에 근접한 상황이다.

◇집값 조정되면 '역전세난' 우려

집값이 계속 상승할 것이냐 하락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적어도 올해보다는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완화해 주택시장이 호황을 맞은 바 있다. 기준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로 낮아져 치솟는 전세가를 감당 못한 무주택자들이 은행 빚을 내 주택 구입에 나섰다. 분양 시장도 1순위 청약 제도 간소화 등으로 청약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그러나 내년에는 대출규제와 금리상승, 공급과잉 등 부동산시장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마냥 긍정적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금리가 단기간에 급속도로 오를 가능성은 없지만 미국 금리 인상으로 우리 금리도 인상 가능성이 커진 것은 분명 주택 수요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내년부터 정부가 주택담보 대출규제와 중도금 대출 간접 규제를 시작하는데다가 올 들어 분양물량은 40만 가구가 넘어 과잉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들 분양 물량의 입주 시기는 2017년 하반기에서 2018년이 될 전망이다.

시장 악재로 주택 가격이 전세보증금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를 '역전세', 혹은 '깡통전세'라고 부른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금리인상에 대한 압박이나 다른 외부요인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깡통 전세가 나올 수 있다"며 "이전에도 역전세난을 경험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2017년 말이나 2018년 일부 지역에서는 역전세 난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역전세난이 발생하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집을 팔아서 보증금을 빼 주더라도 이미 집값이 보증금보다 떨어진 상태라면 경매 등을 통해 집을 처분하더라도 세입자의 피해를 피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최근 전세값이 크게 오른 만큼 전세대출을 받은 세입자라면 대출이자를 감당하는 동시에 집값 하락의 부담까지 집주인과 나눠 져야 하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450조원 추정되는 전세보증금, 공식 통계마저 전무

이렇듯 주택시장이 변화무쌍한데도 정부는 전세보증금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도 명확하기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급한대로 KDI가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명시된 평균 전세보증금에 전세가구수를 곱해서 추정한 값이 450조원이다. 개인간 거래인 전세보증금은 가계부채의 잠재적 위험이라 볼 수 있는 만큼 증가 속도와 구조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송 연구위원은 "은행을 통한 전세자금대출로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있지만 가족이나 친지에게 전세보증금을 빌린 경우도 많은데 이 부분은 통계로 잡히지 않는다"며 "공식 통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사회경제적 변화로 전세제도가 소멸돼 가는 과정에서 전세보증금의 제도권 대출로의 편입은 필연적"이라며 "임대인의 전세보증금채무는 실질상 가계가 부담할 채무임에도 불구하고 통계상 '가계대출' 혹은 '가계부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전환과정에서 착시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ashley85@newsis.com

출처 :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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