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거나 진입하기 곤란한 구간 중 89%는 비상소화장치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남춘(인천남동갑)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산시 관내 소방차 진입불가·곤란구간은 206곳(681㎞)로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주거지역이 157곳(76.2%)으로 가장 많고 상업지역이 42곳(20.4%), 공업지역 6곳(2.9%), 농어촌·산간·도서지역 1곳(0.5%)등으로 뒤를 이었다.
소방차 진입불가·곤란구간 206곳 중 비상소화장치가 설치된 곳은 24곳(11%)으로 진입불가·곤란구간이 2곳밖에 안 되는 세종시를 제외하면 설치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부산 소방공무원 10명 중 8명이 건강이상자인 것으로 드러났으나 보건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는 소방서는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2016년 부산 소방공무원 특수건강진단 결과 진단 받은 2824명 중 79.9%(2256명)가 건강이상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유해인자 노출업무에 종사하는 일반근로자(196만5645명) 중 건강이상자 비율이 22.6%(44만4520명)인 점을 감안하면, 부산 소방공무원의 건강이상자 비율이 화학적 인자·분진·물리적인자 등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보다도 무려 3.5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에서 발생한 소방활동 안전사고도 2012년 18건에서 2016년 30건으로 4년 새 66.7%나 급증했지만 소방공무원의 공무상 요양 신청 지원 등 보건안전 업무를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부서는 부산관내 11곳의 소방서 중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부산본부의 경우 전담부서가 설치돼 있지만 5명의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부산 전체 소방공무원의 보건안전을 책임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박 의원은 “부산에 소방차 진입불가·곤란지역이 206곳이나 있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 중 비상소화장치조차 갖추지 못한 곳에 89%에 달하는 것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이들 지역에 대해서 시급히 소화장치를 설치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소방관의 안전이 곧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소방관서에 보건안전 전담부서를 만들어 질병과 안전사고로부터 소방관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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