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19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주춤하던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이 정부의 단속이 잦아들면서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과 입주 물량 폭탄, 정부의 추가 규제 카드 등 악재가 산재해 상승세가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잠실주공5단지의 전용면적 76㎡이 15억4000만원에 거래돼 지난달 초 거래된 이전 최고가인 15억3500만원을 경신했다. 전용면적 82㎡도 종전 최고가인 16억5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특히 이 단지는 오는 19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이 단지는 최고 50층 높이로 7개동 6500여 가구를 짓는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첫 심의에서 보류 통보를 받은 지 5개월 만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하지 못 해도 심의를 통과하면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개포주공1단지도 전용면적 43㎡의 경우 12억원으로 올라 이전 최고 시세를 회복했다. 이 단지는 정부의 규제·단속 이후 11억300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전용 76㎡의 경우 대책 발표 전 12억2000만원이었으나 7월 들어 호가가 2000만원 상승했다.
이처럼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도 강남 재건축 단지가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정부 규제가 예상보다 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초에 강남 재건축 단지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조합원의 신규주택 분양 가구수를 1가구로 제한하는 규제로 그쳤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은 최장 5년간 분양권 전매(입주 전 분양권 매매)가 제한된다. 6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서는 LTV(담보인정비율)과 DTI(총부채상환비율) 모두 40%까지 낮아진다.
특히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인 입주권을 남에게 넘기는 것도 금지된다. 이에 재건축 단지가 시세 주도권을 잡고 있는 강남3구에서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가능성을 두고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정부는 6·19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의 LTV·DTI 규제를 10%씩 강화하는 데 그쳤다. 강남 자산가들에게 10% 수준의 금융규제 강화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는 "강남구는 지난해 11·3 대책 당시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분양권 거래는 이미 제한돼 6·19 대책은 크게 영향이 없다"면서 "이번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을 하지 않아 입주권 거래는 여전히 자유롭고 매수시 초기 현금 투자부담만 소폭 늘어났어나 사실상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시장 단속도 형식적으로 그치면서 강남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13일부터 강남4구 과열지역의 집중단속에 나섰지만 중개업소들이 집단휴업에 들어가면서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이에 지난주부터 강남 중개업소들이 문을 열고 거래를 시작하자 집값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20% 상승해 오름폭이 확대됐다. 강남 재건축 단지는 0.44% 상승했다.
다만 이러한 집값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이달 들어 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달 중개업소 철시로 거래가 중단됐던 것에 대한 일시적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또 오는 8월 정부가 추가로 가계 대출 규제 강화 대책을 내놓고, 하반기에 입주 물량도 늘어나면 집값 역시 한차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금리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면 상승세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3, 4분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여 가구, 경기도는 9만여가구에 달한다. 인천지역 입주 물량까지 포함하면 수도권 전체적으로 약 12만가구가 하반기에 입주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 학과 교수는 "정부의 규제로 강남 재건축 시장이 다소 주춤했지만 시장에서 규제가 실질적으로 크게 영향이 없다는 것을 알고 다시 반등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라면서 "다만 하반기에 악재가 산재해 상승세가 가파르게 오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출처: new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