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장인 최모(36)씨는 올 추석 명절 큰집에 가지 않기로 했다. 지난 설 오랜만에 만난 친지들로부터 돌아가며 하루에도 몇 번씩 '결혼은 언제 하냐'는 말에 시달렸던 기억 때문이다. 가뜩이나 월급 사정도 좋지 않은데다 결혼하려면 전셋집이라도 구해야 하는데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
#2. 결혼 5년차 송모(31)씨, 김모(31·여) 부부는 올 추석 명절에 양가 친척들을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2세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을 받을까봐 걱정스럽다. 지금도 한 달 수입 300만원 가량으로 전세자금 대출 원금에 이자, 생활비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는데 자녀 계획은 사치처럼 느껴진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037명을 대상으로 '추석 때 듣기 싫은 말'을 설문조사한 결과 '사귀는 사람은 있니, 결혼은 언제 하려고'(27.5%)가 1위에 올랐다.
이어 '월급은 얼마나 받니, 먹고 살만하니'(15.9%), '돈은 얼마나 모았니'(12.1%)가 듣기 싫은 말 2, 3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가족·친지들의 말은 가뜩이나 삶이 팍팍한 청년들의 가슴에 비수로 꽂힌다.
실제로 '추석 때 듣기 싫은 말을 들어서 상처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이 절반(51.9%)을 넘었으며, 이러한 말 때문에 명절 귀성이나 가족모임을 피한 적이 있다고 45.5%가 답했다.
청년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어렵게 직장을 구해 캥거루족(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 젊은이)에서 겨우 벗어났지만 기다리는 건 학자금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 등 빚더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520만 가구로 전체의 27.2%를 차지하며 대부분 전월세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사회초년생 주거실태조사 결과, 혼자 사는 사회초년생의 76.4%가 전월세에 가장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주거에 불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비싼 임대료(30%)였고, 가장 선호하는 집 유형도 임대료가 저렴한 집(38.9%)이었다.
월세보증금은 평균 1215만원으로 수도권이 비수도권의 2배 수준이었고, 월세는 평균 35만3000원으로 31~40만원의 월세 부담자가 34.9%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월 소득의 22%를 주거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내 집을 산다는 건 금수저가 아닌 이상 힘들다.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세금을 제외한 가구소득 전부를 쓰지 않고 모아도 16년 이상 걸린다는 조사도 있다.
출처 : newsis